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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야모야병 증상부터 치료, 예방까지 알아야 할 모든 것
모야모야병(Moyamoya disease)은 특별한 원인 없이 뇌 속 특정 혈관, 주로 내경동맥 끝부분이 서서히 좁아지거나 막히는 만성 진행성 뇌혈관 질환입니다. 혈관이 좁아지면 뇌 혈류량이 감소하게 되고, 부족한 혈류량을 보충하기 위해 막힌 혈관 주변으로 가늘고 약한 비정상적인 미세혈관들이 자라나게 됩니다. 뇌혈관 조영술 이미지에서 이 미세혈관들이 마치 '연기가 모락모락 피어오르는 모양'과 같다고 하여 일본어로 '모야모야(もやもや)'라는 이름이 붙었습니다.
이 질환은 드물지만 심각한 상태로 이어질 수 있으며, 혈전 형성, 뇌졸중(뇌경색 또는 뇌출혈), 일과성 허혈 발작(TIA), 발작 등의 위험을 증가시킵니다. 주로 어린이에게서 많이 발병하지만 성인에게도 나타날 수 있습니다. 조기에 발견하고 적절히 대처하는 것이 중요하므로, 모야모야병의 주요 증상, 원인, 진단 및 검사 방법, 그리고 치료와 예방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모야모야병 증상
모야모야병의 증상은 환자의 연령대에 따라 다르게 나타나는 경향이 있습니다.
소아 및 청소년기 증상
소아 환자에게 가장 흔하게 나타나는 증상 중 하나는 **일과성 허혈 발작(TIA)**입니다. 이는 뇌혈관이 좁아져 일시적으로 뇌 기능 장애가 발생하는 것으로, 주로 다음과 같은 상황에서 유발될 수 있습니다.
- 울거나 감정이 격해질 때
- 풍선이나 리코더 등 악기를 불 때
- 라면같이 뜨겁거나 매운 음식을 먹으며 '후후' 불 때
- 심한 운동 후
이러한 활동은 과호흡을 유발하여 혈중 이산화탄소 농도를 낮추고, 결과적으로 뇌혈류량을 감소시켜 증상을 일으킵니다. 증상은 보통 수 분간 지속되며, 한쪽 팔다리에 갑자기 힘이 빠지거나 감각 이상, 언어 장애, 시야 장애 등이 나타났다가 저절로 회복됩니다. 증상이 한 시간 이상 지속되면 뇌경색을 의심해야 합니다.
두통 역시 흔한 증상으로, 주로 아침에 잠에서 깼을 때나 학교 가기 전에 호소하며 메스꺼움이나 구토를 동반하기도 합니다. 쉬거나 잠을 더 자면 호전되는 양상을 보입니다.
뇌 혈류 부족으로 인해 인지 기능이나 발달에 영향을 미쳐 발달 지연 및 학습 장애가 나타날 수 있습니다. 일부 환자에서는 첫 증상으로 뇌전증 형태의 발작이 나타나기도 합니다. 중학생 이상의 청소년기에는 드물지만 뇌출혈이 발생하여 심한 두통과 의식 저하를 보일 수 있으며, 운동 이상으로 의도하지 않은 근육 움직임이 나타날 수도 있습니다. 특히 영아기, 특히 세 살 이하에서는 발병이 드물지만 다른 연령대에 비해 병의 진행 속도가 빠르며 좌우 뇌에 연달아 뇌경색이 발생할 수 있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합니다.
성인기 증상
성인, 특히 삼십 대에서 사십 대에서는 첫 증상으로 뇌출혈이 발생하는 경우가 소아보다 많습니다. 이는 약해진 모야모야 혈관이나 동맥류 파열로 인해 발생하며, 영구적인 신경학적 장애를 남길 가능성이 높습니다.
성인에서도 **뇌경색 및 일과성 허혈 발작(TIA)**과 같은 허혈성 증상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간헐적인 두통 외에는 특별한 증상이 없는 경우도 있으며, 그 외 팔다리 마비 또는 감각 이상, 언어 장애, 시력 이상, 균형 문제, 발작 등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모야모야병 원인
모야모야병의 정확한 발병 원인은 아직 완전히 밝혀지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몇 가지 요인이 관련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유전적 요인이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는데, 약 십 퍼센트의 환자에게서 가족력이 발견됩니다. 특정 유전자 변이(예: RNF213, ACTA2, GUCY1A3)가 모야모야병 발병 감수성과 관련 있는 것으로 보고되었습니다. 특히 RNF213 유전자는 동아시아인에게서 많이 발견되어 유전적 소인이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추정됩니다. 가족 중 모야모야병 환자가 있다면 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권장됩니다.
인종 및 성별에 따른 차이도 보입니다. 미국(인구 십만 명당 영점 영팔육 명)보다 일본(십만 명당 영점 삼오 명) 등 아시아 국가에서 발병률이 높습니다. 여성에게서 남성보다 더 흔하게 발생하지만, 환자의 약 삼분의 일은 남성입니다.
모야모야병은 단독으로 발생하기도 하지만(모야모야병), 다른 질환과 동반되어 나타나기도 합니다(모야모야 증후군). 연관될 수 있는 질환으로는 다운 증후군, 겸상 적혈구 빈혈증, 신경섬유종증 제1형, 선천성 심장 질환, 섬유근성 이형성증, 활성화 단백 C 저항증 등이 있습니다. 과거 뇌종양으로 인한 방사선 치료나 두부 외상 후에 발생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병태생리 측면에서 보면, 뇌혈관 협착에 대응하여 생성된 미세 혈관망이 특징적인 '연기 모양'을 나타냅니다. 최근 "기계-생물학적 이론(Mechano-biological theory)"은 혈관 구조의 차이 등 여러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여 광범위한 뇌혈관 폐색을 유발하고, 손상된 뇌에 혈액을 공급하기 위한 혈관 연결의 변화를 초래한다고 설명합니다. 일단 발병하면 혈관 폐색은 알려진 내과적 치료에도 불구하고 계속 진행되는 경향이 있습니다.
모야모야병 진단과 검사
모야모야병은 주로 신경과 또는 신경외과 전문의에 의해 진단됩니다. 의사는 환자의 증상, 병력, 가족력 등을 검토하고 신경학적 검사를 시행합니다. 확진과 치료 계획 수립을 위해 다음과 같은 정밀 검사가 필요합니다.
- 뇌 자기공명영상(MRI) 및 뇌 자기공명 혈관조영술(MRA): MRI는 뇌의 상세한 구조를 보여주며, MRA는 조영제를 사용하여 뇌 혈관 상태와 혈류를 시각화합니다. 관류 MRI(Perfusion MRI)는 뇌 조직의 혈류량을 측정하여 혈액 공급 감소 여부를 평가할 수 있습니다.
- 컴퓨터 단층촬영(CT) 및 CT 혈관조영술(CTA): CT는 X선을 이용하여 뇌의 단면 영상을 제공합니다. CTA는 조영제를 주입하여 혈관의 문제를 확인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으나, 초기 단계의 모야모야병 진단에는 한계가 있을 수 있습니다.
- 뇌혈관 조영술(Cerebral Angiogram): 가장 정확한 진단 방법 중 하나입니다. 사타구니 혈관을 통해 가느다란 도관(카테터)을 뇌 혈관까지 삽입한 후 조영제를 주입하고 X선 촬영을 하여 뇌 혈관의 협착 정도와 특징적인 모야모야 혈관을 직접 확인합니다.
- 단일광자방출 컴퓨터단층촬영(SPECT) 또는 양전자방출단층촬영(PET): 뇌 혈류량과 뇌 대사 기능을 평가하여 수술 등 치료 방침 결정에 중요한 정보를 제공합니다.
- 뇌파 검사(EEG): 발작과 관련된 비정상적인 뇌 활동을 감지하는 데 사용됩니다.
- 경두개 초음파 검사(TCD): 초음파를 이용하여 두개골을 통해 뇌 혈관의 혈류 속도와 방향을 측정합니다.
최근에는 영상 촬영 기술의 발전과 건강 검진의 확대로 증상이 없거나 경미한 단계에서 진단되는 경우가 늘고 있습니다.
모야모야병 치료와 예방
모야모야병 치료의 주요 목표는 뇌 혈류를 개선하여 추가적인 뇌졸중(뇌경색, 뇌출혈)을 예방하는 것입니다. 치료 방법은 환자의 나이, 증상 유무, 병의 진행 상태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결정됩니다.
치료 방법
증상이 있는 모야모야병 환자, 특히 소아 환자에게는 수술적 치료(혈관 문합술)가 표준 치료법으로 간주됩니다. 이는 뇌 혈류를 증가시키기 위한 방법으로, 두개골 외부의 혈관(주로 외경동맥 가지)을 두개골 내부의 혈관(뇌 표면 혈관)과 연결하여 우회로를 만들어주는 '혈관 문합술(revascularization surgery)'입니다. 수술 방식에는 크게 두 가지가 있습니다.
- 직접 혈관 문합술: 두피 혈관(얕은측두동맥 등)을 뇌 표면 혈관(중대뇌동맥 등)에 직접 연결하는 방법입니다.
- 간접 혈관 문합술: 뇌를 덮고 있는 경막이나 두피 근육, 혈관 등을 뇌 표면에 얹어주어 신생 혈관이 자라나도록 유도하는 방법입니다. 소아에게 주로 시행됩니다.
때로는 두 가지 방법을 병행하기도 합니다. 수술은 뇌허혈 예방에 효과적인 치료법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약물 치료만으로는 모야모야병의 진행을 막거나 근본적으로 치료할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증상 완화 및 뇌졸중 위험 감소를 위해 보조적으로 사용될 수 있습니다. 주로 사용되는 약물은 다음과 같습니다.
- 항혈소판제 (예: 아스피린): 혈전 생성을 억제하여 뇌경색 위험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됩니다. 많은 환자들이 평생 저용량 아스피린을 복용하게 됩니다.
- 칼슘 통로 차단제: 혈관을 이완시키고 혈압을 조절하여 두통이나 허혈성 증상 완화에 도움을 줄 수 있습니다.
- 항경련제: 발작 증상이 있는 경우 발작을 조절하기 위해 사용됩니다.
뇌졸중 등으로 인해 신경학적 후유증이 남은 경우, 기능 회복을 돕기 위해 재활 치료(물리치료, 작업치료, 언어치료 등)가 필요할 수 있습니다.
치료 방침 결정
치료 방침은 환자의 상태에 따라 달라집니다. 소아의 경우, 증상이 있고 병의 진행 속도가 빠른 경우가 많아 진단 후 조기에 수술적 치료를 고려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반면, 성인의 경우 증상이 없다면 정기적인 검사를 통해 경과를 관찰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증상(TIA, 뇌경색, 뇌출혈)이 있거나 검사상 뇌 혈류 저하가 심한 경우에는 질환의 진행 정도를 고려하여 수술적 치료 여부를 결정합니다.
예방 및 관리
모야모야병 자체를 예방할 수 있는 확실한 방법은 없지만, 증상 악화나 합병증 발생 위험을 줄이기 위해 다음과 같은 노력이 필요합니다.
- 과호흡 유발 요인 피하기: 심하게 울거나 소리 지르기, 풍선이나 관악기 불기, 뜨겁거나 매운 음식 급하게 먹기 등 과호흡을 유발할 수 있는 행동을 주의해야 합니다.
- 수분 충분히 섭취: 탈수는 혈액 농도를 높여 혈류를 악화시킬 수 있으므로, 항상 충분한 수분을 섭취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 정기적인 검진 및 관리: 진단 후에는 신경과 또는 신경외과 전문의의 정기적인 진료와 검사를 통해 상태를 추적 관찰해야 합니다.
- 가족력 확인: 가족 중에 모야모야병 환자가 있다면 다른 가족들도 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조기 진단에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결론
모야모야병은 희귀 난치성 뇌혈관 질환이지만, 조기에 정확히 진단하고 적절한 치료(특히 수술적 치료)를 받는다면 뇌졸중과 같은 심각한 합병증을 예방하고 비교적 좋은 예후를 기대할 수 있습니다. 의심되는 증상이 있다면 신속히 뇌혈관 질환 전문의를 찾아 상담하고 필요한 검사를 받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또한, 꾸준한 관리와 생활 습관 조절을 통해 병의 진행을 늦추고 건강한 삶을 유지하기 위해 노력해야 합니다.